유세은 개인전 《𝔽𝕝𝕚𝕔𝕜𝕖𝕣 𝕍𝕠𝕚𝕕》
《҉F҉l҉i҉c҉k҉e҉r҉ ҉V҉o҉i҉d҉》҉
҉ ҉ ҉
2024. 11. 6. ~ 2024. 11. 24. (월, 화 휴관) ҉
13:00 - 18:00
팩션 (서울특별시 삼선동 5가 4 지층)
҉ ҉
기획: 윤태균
디자인: 유세은
사진 촬영: 익수케
주최: 팩션
후원: 서울문화재단
҉
유세은의 회화면에서, 이미지의 시간적, 공간적 편린은 점멸한다. 각 형상 레이어의 비연속적 분리가 망막에서의 점멸을 가능케 한다. 캔버스 위에 순간순간 나타나는, 그리고 순간순간 사라지는 빛-형상들. 유세은이 다루는 것은 이미지의 서사가 아니라 이미지의 위상(phase)이다. 빛-형상들은 이곳저곳 나타나거나, 서로 겹치거나, 반전되거나, 깜빡거리며 그 시공간 사이에 의미의 공백- 즉 공허를 만들어 낸다. 레이어와 레이어 사이, 형상과 형상 사이, 배경과 배경 사이, 캔버스와 캔버스 사이. 이 비연속적 배치는 구체적인 서사를 지시하지 않는다. 이 공허의 가치는 의미의 합일을 위한 착란이 아니라 의미의 낭비와 망각에 있다. 각 이미지 에셋, 각종 그래픽 조각, 배경은 조형적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놓여 있지만 이질적인 해상도와 재현 방식을 통해 후두부의 의미 형성 이전 단계에 남는다. 보이진 않지만, 유세은의 회화에서 달의 뒷면-공허는 분명히 실재한다. 의미의 잠재성은 공허에 매복한다. 그리고, 회화 안의 이질적 그래픽 유닛에 서사를 부여하는 역할은 오로지 심연의 무한한 사변에게 맡겨진다. (글. 윤태균)
҉ ҉ ҉
From Yoo Se-eun's paintings, temporal and spatial fragments of images flicker. The discontinuous separation of each form layer enables this flickering to occur on the retina. Light-forms momentarily appear and disappear on the canvas. What Yoo Se-eun addresses is not the narrative of the image, but its phase. These light-forms emerge, overlap, invert, or blink, creating gaps of meaning—voids—between these layers of time and space. Between layers and layers, forms and forms, backgrounds and backgrounds, between the canvas and the canvas. This discontinuous arrangement does not suggest a concrete narrative. The value of this void lies not in a confusion that aims for a unification of meaning, but in the waste and forgetting of meaning. Each image asset, graphic fragment, and background is placed in sculptural reliance on one another but remains in the pre-signification stage of the occipital lobe due to their heterogeneous resolution and modes of representation. Though unseen, the void—the far side of the moon—is palpably present in Yoo Se-eun’s paintings. The potentiality of meaning lies in ambush within this void. Moreover, the task of bestowing narrative upon the heterogeneous graphic units within the painting is entrusted solely to the infinite speculation of the abyss.
《҉F҉l҉i҉c҉k҉e҉r҉ ҉V҉o҉i҉d҉》҉
҉ ҉ ҉
2024. 11. 6. ~ 2024. 11. 24. (월, 화 휴관) ҉
13:00 - 18:00
팩션 (서울특별시 삼선동 5가 4 지층)
҉ ҉
기획: 윤태균
디자인: 유세은
사진 촬영: 익수케
주최: 팩션
후원: 서울문화재단
҉
유세은의 회화면에서, 이미지의 시간적, 공간적 편린은 점멸한다. 각 형상 레이어의 비연속적 분리가 망막에서의 점멸을 가능케 한다. 캔버스 위에 순간순간 나타나는, 그리고 순간순간 사라지는 빛-형상들. 유세은이 다루는 것은 이미지의 서사가 아니라 이미지의 위상(phase)이다. 빛-형상들은 이곳저곳 나타나거나, 서로 겹치거나, 반전되거나, 깜빡거리며 그 시공간 사이에 의미의 공백- 즉 공허를 만들어 낸다. 레이어와 레이어 사이, 형상과 형상 사이, 배경과 배경 사이, 캔버스와 캔버스 사이. 이 비연속적 배치는 구체적인 서사를 지시하지 않는다. 이 공허의 가치는 의미의 합일을 위한 착란이 아니라 의미의 낭비와 망각에 있다. 각 이미지 에셋, 각종 그래픽 조각, 배경은 조형적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놓여 있지만 이질적인 해상도와 재현 방식을 통해 후두부의 의미 형성 이전 단계에 남는다. 보이진 않지만, 유세은의 회화에서 달의 뒷면-공허는 분명히 실재한다. 의미의 잠재성은 공허에 매복한다. 그리고, 회화 안의 이질적 그래픽 유닛에 서사를 부여하는 역할은 오로지 심연의 무한한 사변에게 맡겨진다. (글. 윤태균)
҉ ҉ ҉
From Yoo Se-eun's paintings, temporal and spatial fragments of images flicker. The discontinuous separation of each form layer enables this flickering to occur on the retina. Light-forms momentarily appear and disappear on the canvas. What Yoo Se-eun addresses is not the narrative of the image, but its phase. These light-forms emerge, overlap, invert, or blink, creating gaps of meaning—voids—between these layers of time and space. Between layers and layers, forms and forms, backgrounds and backgrounds, between the canvas and the canvas. This discontinuous arrangement does not suggest a concrete narrative. The value of this void lies not in a confusion that aims for a unification of meaning, but in the waste and forgetting of meaning. Each image asset, graphic fragment, and background is placed in sculptural reliance on one another but remains in the pre-signification stage of the occipital lobe due to their heterogeneous resolution and modes of representation. Though unseen, the void—the far side of the moon—is palpably present in Yoo Se-eun’s paintings. The potentiality of meaning lies in ambush within this void. Moreover, the task of bestowing narrative upon the heterogeneous graphic units within the painting is entrusted solely to the infinite speculation of the abyss.